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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고/등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를 만나러 가다

by 빛나는날에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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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알 간월재 복합웰컴센터 5시간 30분 코스

복합웰컴센터(간월산장)-간월재-신불산-신불재-건암사-불승사-시멘트길-가천마을 경로당
11km - 5시간 30분 (휴식 43분)
차량 (안내산악회 44인승 버스 이용)
왕복 교통비 28,800원

영남 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신을 중신으로 해발 1,000미터 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의 7개 산을 지칭하나, 운문산, 문복산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중에서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속한다. 영남알프스는 가을이면 곳곳의 황금 억새 평에 나부끼는 순백의 억새가 환상적이라 전국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남알프스 억새

4년 전에 바람이 불면 흩날리면서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가 너무 이뻐서 다시 한번 그 광경을 보고 싶어서 영남알프스를 다시 가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늦게 억새를 만나러 간 것 같다. 10월의 마지막 날은 이미 억새가 져서 은빛 물결처럼 멋진 억새 장광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래쪽에는 단풍나무가 아직 곱디고운 색깔로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고, 억새평원에는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산새가 너무 아름다웠다.

 

코스는 쉬운 코스와 여러개 산을 이어서 종주할 수 있는 난이도 있는 코스 등 본인에 실력에 맞게 갈 수 있다. 가장 쉬운 코스는 사슴농장에서 시작하는 코스인데 임도길을 따라 걸으면 1시간 20분 정도면 간월재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해서 이곳으로 왔기 때문에 복합웰컴센터에서 출발했고 간월재 휴게소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처음 시작은 흙길로 시작해서 임도길로 꼬부랑꼬부랑길로 올라갔다.

 

영남알프스 영상체험관

복합웰컴센터에 내리니 영상체험관도 있고 산악문화관도 있고, 행사장이 있어서 보니 영남알프스 트레일러닝 대회를 하고 있었다. 산행 중 중간중간에 뛰어서 내려가는 대회 참가자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큰 개, 작은 개들과 같이 뛰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냥 걸어가도 힘든데 뛰어서 가는 사람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영남알프스 산악문화관
산악문화관 앞 인공폭포
간월산장

행사장 오른쪽 옆에 간월산장이 보이고, 조금 가다 보니 등산로가 보인다.

 

등산로 안내판

등산로 입구에 지도가 있어서 우리가 오늘 가야할 길을 한번 쓰윽 본다. 

 

 

등산은 언제나 시작할때는 너무 힘들다. 저번 주에 수락산을 갔다 왔는데도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처음 시작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보통 1주일에 2~3번은 실내 자전거를 타는데 이번 주는 바빠서 운동을 하지 못해서인지 컥컥거리면서 올라갔다.

 

간월재, 간월산 표지판

 

올라가는 길 이번 주에도 이쁜 단풍이 눈호강을 시켜줘서 위안이 되지만, 몸이 풀리기 전까지 너무 힘들다. 왜 이렇게 힘든 거야~ 운동을 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심하다. 주 3회는 못하더라도 2번은 꼭 자전거를 타자고 명심 또 명심해본다. 6년 전 등산을 처음 시작했을 때 올라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 올라가지? 계속 주말마다 등산을 하면 잘 탈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주말마다 등산을 했으나 좀처럼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줄일 수 없었다. 그래서 너무 잘 올라가는 언니에게 물어보니 자전거를 주중에 탄다는 것이다. 나는 등산을 취미로 주말에 한번 산에 가는 것으로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산을 잘 타려면 주중에도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못 타는 나는 실내 자전거를 사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주말에 역시 산을 타보니 걸음이 한결 가벼워서 많은 도움이 됐었다. 그 이후로 주중에 1~2번은 꼭 자전거를 타려고 하고 있다.

 

 

간월재 올라가는 임도길

흙길을 따러 올라가다 보면 45분쯤 부터는 임도길이 나온다. 임도길 시작하는 길에 아이스크림 장수가 있어서 우리는 팥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먹었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보통 산에서 아이스크림 장수가 있으면 비싸서 안 사 먹는데 시원하고 달달한 게 마침 당길 때, 그리고 가격도 1,500원 정도면 사 먹어도 되겠다 싶어서 사 먹었는데 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지금도 든다. 

 

 

임도길이 시작하자마자 웅장한 단풍을 보여준다. 그리고 노랗고 빨간 단풍과 잘 어울리는 노란색 패러글라이딩을 탄 사람이 보인다. 단풍색깔과 파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울려서 한참 동안 패러글라이딩을 바라보았다. 역시 오늘도 등산하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맛에 산에 오는거지~

 

 

패러글라이딩

 

간월재 휴게소 올라가는 꼬부랑길에 만난 향유꽃

표지판에 보이는 꼬부랑꼬부랑 길이 모두 임도길이다. 40분 정도 꼬부랑 임도길만 걸어 올라가면 간월재 휴게소가 있고, 억새평원을 볼 수 있다. 이 길도 억새평원을 볼 수 있는 쉬운 코스라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임도길이 지겨워서 중간에는 임도길이 아닌 지름길로 올라가 보기도 했다. 삥 돌지 않으려고 지름길로 올라갔는데 헥헥~ 힘들어서 다시 그냥 임도길로 올라갔다. 길가에 피어있는 보라색 꽃이 이뻐서 찾아보니 "향유"라고 한다. 꽃이 아름다우면서 향기까지 강하다고 하는데 향을 맡지 못해서 아쉽다. 향유 꽃은 칫솔 모양으로 한쪽 방향만 보며 핀다. 

 

간월재 휴게소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 휴게소이다. 우리는 김밥과 빵을 챙겨 왔고, 여기서 2천 원짜리 작은 컵라면을 한 개더 사서 먹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사람들이 엄청나다. 3번째 사진이 줄 서있는 모습이다. 엄청 길게 서있어서 우리는 라면을 포기하고 가져온 김밥과 샌드위치, 커피한잔 마셨다. 간월재까지 올라오는 길에는 땀을 흘리면서 걸어와서 추운줄 몰랐는데 점심을 먹을려고 앉으니 바람도 불고 바로 추워진다. 따뜻한 커피를 가져오길 참 잘했다.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커피
간월재

우리는 간단히 점심을 먹고 간월산이 아닌 신불산 방향으로 걸어 올라간다. 멀리서 바라보는 간월재 휴게소가 참 이쁘다. 억새가 이쁘게 필 때 왔었다면 흩날리는 억새가 춤을 추며 반짝일 텐데 아쉽지만. 이렇게 보는 것도 멋있어 보인다.

 

 

우리는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고 와서 오후 5시 30분까지 가천마을 경로당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그래서 조금만 쉬고 서둘러 움직였다. 안내산악회는 6년 전 등산을 시작하고 멋모를 때 태백산 눈꽃을 보고 싶어서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봤었는데, 큰일 날뻔했다. 그냥 일반 친목 산악회 카페인 줄 알고 갔던 곳이 안내산악회 카페였다. 그 당시 나는 스틱도 처음으로 사고, 아이젠도 처음 사서 가져갔었는데, 일반 산악회 카페에서는 착용하는 방법도 잘 알려줘서 그런 산악회인 줄 알았는데, 버스를 타고 도착해서 알았다. 내가 탄 이 버스는 그냥 차량만 태워주고, 산행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을~ 어리바리하던 나를 다행히 옆자리 앉았던 언니가 사용법도 알려주고 산행도 같이 해줬다. 그 언니 아니었으면 태백산에서 고아될 뻔했다.

그 뒤부터 안내산악회 버스는 이용할 일이 없다가 남자 친구와 영남알프스를 가기 위해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하게 됐다. 서울에서 울산까지 갈려면 KTX타고 울산역에 내려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오던지, 자가용을 타고 와야 하는데 4시간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운전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서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하게 됐다. 이젠 트랭글을 깔고 코스를 따라가면 되는것도 알고, 혼자가 아닌 남자친구와 하는 산행이기 때문에 우리한테는 안내산악회가 안성맞춤이다.

 

 

우리 앞에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다. 여기 뷰가 이쁘고 도시가 보이는 것이 밤 되면 야경이 예뻐서 백패킹 하기 좋을 것 같았는데 이날도 역시 백패킹 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백패킹을 하려고 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포기했는데 내년에 억새가 이쁘게 필 때 그때는 백패킹 하러 다시 와야겠다.

 

 

이렇게 저 멀리 도시가 보인다. 밤이 되면 도시의 불빛들이 멋진 야경을 보여준다.

 

 

우리는 복합웰컴센터에서 간월산장을 거쳐 간월재를 지나서 신불산으로 가고 있다.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나무와 파란 하늘이 멋스럽게 어울린다. 

 

 

겨울이면 눈 덮인 봉우리들이 더욱 예쁠 것 같다. 딴 나라에 온 것 같다.

 

 

울주군에서 하는 영남알프스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달려서 내려가고 있다. 반바지에 긴 양말을 신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있다. 알록달록 양말과 테이핑들이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준다.

 

 

신불산으로 걸어가고 있다. 평평한 길이 걸을만하다. 

 

 

신불산에 도착했는데 신불산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리기 싫어하는 우리는 그냥 멀리서 사진만 찍고 다시 내려간다.

 

 

 

길에서 만난 두 번째 반가원 꽃 "아스타" 이름이 참 멋지다. 국화과에 속하는 비슷한 꽃들이 많은데 이렇게 멋진 이름일 줄은 몰랐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름만큼 신비로운 보라색의 이름을 갖고 잇다. 너는 아스타 기억할게~

 

 

중간중간 돌 무넘이 있다. 등산객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저마다 소원을 빌며 올렸을 돌~, 나도 슬쩍 아무도 몰래 돌 하나 올리며 소원을 빌어본다. 

 

 

저 멀리 밑에 데크가 있는 곳이 많은 사람들이 백패킹 하러 오는 자리다. 밤에 여기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지각색의 텐트들의 불빛이 예쁜 텐풍을 만들어낸다. 저기서 영축산을 올라갈 수 있고, 우리는 등력이 안돼서 영축산은 못 가고 가천 저수지 쪽으로 하산을 한다. 

 

 

가천 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 참 예쁘다. 억새야 내년에는 예쁠 때 꼭 다시 만나자~

 

 

조금 내려와 밑에서 바라보니 억새가 햇빛에 반짝이며 은빛을 보여준다. 마지막 한번 더 눈에 담고 간다.

 

 

아래로 내려오니 단풍이 물들어 있다. 지리산을 좋아하는데 지리산을 닮은 산인 것 같다.

 

 

지리산을 닮은 산인 줄 알았는데 내려오니 돌덩이가 많아서 걷기 부담스럽다. 설악산을 또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걷기 쉬우면 지리산, 걷기 험하면 설악산 ㅎ

 

 

산을 다 내려오니 건암사가 보인다. 

 

 

다 내려온 줄 알았으나 이렇게 긴 아스팔트 길을 따라서 20분 정도를 더 걸어야 목적지인 가천마을 경로당이 나온다. 

 

 

거의 다 내려오니 배추가 참 싱싱하다. 요즘 배추 색깔이 참 이쁘게 보인다. 김장의 계절이 돌아왔다. 김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추가 이쁘게 보일 것이다. 김장을 매번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배추가 안 이쁘게 보일것 같기도 하디.

 

 

운동시간 5시간 30분, 휴식시간 45분이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점심 20분 정도 먹은 것 같고, 증간쯤에 맥주 1캔과 빵을 먹었다. 총 11킬로 정도 걸었는데 10킬로 정도 걸으니 고관절이 뻐근하게 힘들었다. 일요일 아침 일어나니 또 허벅지와 종아리가 당겨서 걷기가 힘들었지만, 허벅지에 근육이 생기는 과정임을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 영남알프스 코스 ]

1구간 : 억새바림길 (간월재-신불산정상-신불재-영축산정상) / 4.5km / 2시간30분 / 난이도 중
2구간 : 단도조성길 (영축산정상-단조성터-신불산자연휴양림-배내골 죽전마을) / 6.6km / 3시간 / 난이도 중
3구간 : 사자평억새길 (죽전마을-주암삼거리-재약삱산정상-천황산정상) / 6.8km / 4시간30분 / 난이도 중
4구간 : 단풍사색길 (천황산정상-샘물상회-능동산-배내고개) / 7.0km / 3시간30분 / 난이도 중
5구간 : 달오름길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정상-간월재) / 4.8km / 4시간 : 난이도 중

[ 간월재 쉬운코스 ]

첫째 : 사슴농장(배내통하우스)에서 시작해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방법 → 난이도 : 쉬움 (1시간 20분 소요)
둘째 : 간월산장(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시작해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방법 → 난이도 : 쉬움 (1시간 30분 소요)
셋째 : 간월산장(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시작해 간월공룡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길  -> 난이도 : 어려움 (2시간 30분~ 3시간 30분 소요)
넷째 : 배내고개에서 시작해 배내봉, 간월산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 -> 난이도 : 중간 (2시간~3시간 소요)

* 간월재 휴게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 (컵라면 (소) 2,000원

 

영남알프스를 갈려면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억새가 이쁠 때 다녀오기를~ 주말보다는 평일에 갈 수 있다면 평일에 사람들이 많지 않을 때 다녀오기를 추천한다. 내년에는 우리도 평일에 휴가를 내고 다시 다녀올 생각이고 그때는 꼭 간월재 휴게소에서 라면을 사 먹겠다. 매년마다 가고 싶은 이곳은 알프스처럼 예쁜 산이다. 꼭 한 번씩 다녀오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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